마당퐁당

눈이 오면 좋은 정원, 마당

싸샤 2022. 12. 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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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대설특보가 내렸다. 그래도 다행인게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눈도 그치고 대설특보도 해제가 되었다.
낮동안에 학원버스도 안다니고 제설안된데가 많다는 카페의 글들을 보며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예전에 밤에 눈이 많이 온 날은 다음날 출근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집앞 긴 내리막길을 안전하게 운전할 용기가 없었으니까.

집까지 오면서 보니 이미 길은 제설이 거의 다 된거 같았다.
마을도 양호하고, 며칠전 스노우타이어도 끼어 부담이 없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나오니, 이제서야 얼마나 눈이 많이 왔는지 실감이 된다.

얼른 눈을 치울 준비를 하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랫만에 눈썰매도 탈수있을 거 같다는 생각에 들뜨기 시작한다. 눈 치우는 건 그렇게 힘든게 아니니까.

장모님이 예전에 사주신 작업용 부츠인데 너무 따뜻하고 좋다. 이 정도는 하나 갖고 있으면 눈이 많이 와도 밖에서 놀기에 너무 좋다.

오늘은 특히 온 가족이 나와서 눈을 치우고 놀아서 더 좋았다.  우리 딸이 이렇게 나와서 같이 눈을 치운게 처음이 아닐까?? 아마 집에서 숙제하는 것보다는 이게 쪼금 더 재밌을거라 생각한거 같다.

둘째는 전혀 눈을 치울 생각이 없다. 아니 자기만의 방식으로 눈을 치우기 시작한다. 크게 도움은 안되지만, 눈을 치우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더 중요한 일을 한다. 눈오리와 하트, 동그라미, 별 등등 여러가지 틀이 있지만 다 잘 되지는 않는다. 오늘은 그나마 동그란 구를 만드는게 좀 되는 거 같다.

온 가족이 마당에 나와 눈을 치우니 금방 치웠다.
그래도 한 30분 정도는 걸린거 같다. (마당을 다 치우고는 집앞도로도 치워야하니 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눈은 정말로 신기한게 치운데랑 안치운데랑 차이가 많이 난다. 완벽하게 안치웠더라도 치운곳은 다음날 따뜻한 햇님을 만나면 금방 녹지만, 치우지 않은 곳은 전혀 꿈쩍하지 않는다.
계단하나하나 내려가며 눈을 치우고, 잔디밭 썰매타는 곳으로 눈을 옮겨놓는다.

금새 제설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제 미끄럽지 않을 것이다. 뽀드득거리는 눈의 함성은 들을 수 없지만 마음놓고 걸을 수 있으니 좋다. 뽀드득 거리는 눈 친구들은 마당에 있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

마당은 밤새 새하얗게 변했다. 한 동안 이 모습이 많이 그리웠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니 너무 좋다.
사철나무에 쌓인 눈은 나중에 털어줬다. 너무 추울거 같기도 하고, 하얀 세상에 녹색을 뽐내는 친구들을 살려주는게 오히려 더 멋질거 같기 때문이다.

밤새 온 눈은 눈꽃을 만들어 가을의 빨간 열매를 대신한다. 마치 팝콘같기도 한 이 꽃을 보면 따서 먹고 싶어지기도 한다. 싸리눈이 조금내려 토핑처럼 덮고 있어 더 맛있을거 같은데..

거실 창문앞을 지키는 주목들도 하얀색 눈을 덮고 있다. 얘네들에게 멋진 조명을 해주지 못해 안타깝다. 하지만, 잘 눈에 안띠는 곳이니 여기까지 조명을 설치할 여력은 없다. 내년에 은근슬쩍 사서 여기도 장식을 해줘야겠다. ㅋㅋ


2022년의 눈이 온 마당을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다.
올 2023년도 아름다우면 좋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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