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마당 정리하기-봄의 향기를 되살리는 법

언제부터 봄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미 낮에는 따뜻한 햇살로 벌써 봄이 온 듯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근하는 이른 시간이나 늦은 저녁에는 여전히 쌀쌀하니, 나의 마당은 아직은 겨울처럼 그대로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주부터는 따뜻한 봄이 시작된다고 하니, 더이상 영하로 떨어지지도 않을거 같다고 하니 더더욱 깔끔하게 마당을 정리하기로 했다.
겨울내내 메리골드는 저렇게 씨앗을 품은채로 화단에 있었다. 사실 보기는 않좋지만, 겨울을 저렇게 보내는게 썰렁하고 추운 땅에서 바람막이 없이 지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서야 마른 메리골드를 뽑아내고 씨앗을 바닥에 털고 처리했다.
메라골드의 향이 작년의 화려했던 영광을 다시 기억하게 해준다. 마르고 이미 죽었지만, 그 향기는 간직한 메리골드...조만간 땅에 털어준 메리골드가 꽃이 되어 다시 나올것이다.

깔끔하게 정리된 화단을 보면 기분이 좋다. 오른쪽은 메리골드로 가득찰 것이다. 왼쪽의 아스타도 벌써 새싹이 나와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은 초라하지만 볼품없었지만, 작년의 자신이 만들어준 안식처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도 아름답게 가을을 발갛게 꾸며주었던 이 꽃도 이제는 깔끔하게 잘라주었다. 올해는 잘 묶어서 다니는데 덜 거슬리게 해야겠다. 하지만 워낙 예쁘니 괜찮다. 옆의 라벤더는 아직 자를수가 없다. 라벤더는 밑에서 새 잎이 나오면 자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즉, 물이 오르기 시작하면 그때 자르면 된다.
이 라벤더 이야기를 듣고 사실 다른 화초도 겨울에 그냥 두게 되었다. 최대한 길게 놔둬야 끝부터 차갑게 얼어가더라도 마지막 밑둥까지는 안얼고 견디는구나..이런 마음이랄까???

겨울 내내 바싹 말랐던 쑥부쟁이도 이제는 다시 30cm도 안되는 땅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추운 겨울동안 따뜻한 땅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보여도 갈 수 없는 안타까운 운명이었던 씨앗은 드디어 그 소원을 이루게 된 것이다.

오고가며 마른 잎을 보고 그냥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옆으로 새 가지와 싹이 보인다. 이렇게 찬찬히 보면 보이지만 그냥 지나치면 새싹은 보이지 않는다.


목단도 새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목단은 쑥쑥 자라 금방 꽃을 피울것이다. 이렇게 자연은 생명력이 강하다. 추운 겨울을 걱정하는 우리와 달리 그들만의 방법을 갖고 있는 것이다.

몰랐는데 회양목은 이미 꽃을 피우고 있었다. 잎과 너무 똑같은 색이라 몰랐던 것이다. 따뜻한 봄날에 이렇게 여러가지 봄의 이벤트는 진행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