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퐁당

두꺼비님이 방문하셨다

싸샤 2022. 5. 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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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두꺼비가 살고 있다.
매년 두꺼비를 보는게 신기하면서도 고마웠다.
왜 고맙냐고 하면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약간 특별한 존재같기 때문이라고 할까??

집에 종종 개구리도 나오는데 개구리 중 일부는 강아지들이 장난을 치다가 죽는 경우가 발생한다.

심심한 강아지들이 툭툭 건드리는 데 그 큰발로 툭툭하더라도 얼마나 아프겠는가

그런데 두꺼비는 다르다. 예전에 툭툭 건드릴려고 시도하는 모습을 봤었는데 두꺼비가 화를 내니까 더 이상 건드리지 못하고 그냥 놔두는 것이다. 독이 있다는 것을 아는것인지..
천천히 느릿느릿 걷는 두꺼비는 그렇게 마당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두꺼비를 보는 경우는 늦게 퇴근하거나 늦게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길에 보는 게 보통이다. 어둑어둑해져야 마실을 나오는 두꺼비 특성상 밝은 낮에는 보기 어렵다.

작년에는 두꺼비를 못본거 같아 이쪽도 개발이 되면서 얘네들도 다 이사를 갔나 생각했는데 오늘 짜잔하고 나타나서 정말 너무 반가워서 한번 만져주고 싶었다.

보통은 앞마당에서 나타나는 데 오늘은 옆마당에서 나왔다. 왠지 오늘따라 뒷쪽에 둔 강아지 똥들을 치우고 싶더라..정말 안하던 짓인데..갔더니 두꺼비가 있던 것이니 두꺼비도 깜짝 놀랐을 것이다.

오랫만에 보니 너무 신기했다.
포동포동 살이 찐게 꼭 아기를 밴 엄마 두꺼비 같기도 하고, 잠시 멈춘게 나를 몰래 기다리다 걸린 것 같기도 하고...

집에 있던 와이프와 아이를 불러 오랫만에 두꺼비를 보고 무당벌레와 무당벌레 새끼들을 보다가 다시 보니 두꺼비는 이미 사라졌다.

정말 잠깐 나를 기다렸던 것인지, 짧지만 기쁜 만남을 갖고 그렇게 사라졌다.

이제 두꺼비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마음이 조금 안심된다.

그리고 약을 안쓰고 정성껏 마당을 가꿔야 하는 게 나의 의무라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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