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퐁당
천창이 있다는 것, 스며드는 자연스러움
싸샤
2022. 6. 1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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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을 지을 때 와이프가 꼼꼼히 설계를 했다.
평상시에 집에 대해서 원했던 게 많았던 것 같다.
그렇기에 과감하게 주택으로 이사를 결정했던 걸 수도 있다.
살면서 만족하는 것 중 하나는 주방 지붕에 만든 두개의 천창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많은 분들이 천창을 좋게 보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누수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주택에서 누수는 정말 신경쓰이기 때문에 나도 충분히 이해한다.(2층에 만든 발코니에서 누수가 있어 결국 우리도 썬룸을 씌워 문제를 해결했다. 용하다는 업체를 불러도 누수부위가 제대로 확인이 안되면 방법이 없는건 똑같았다)
어쨌든 우리는 주방 천창의 누수는 없기 때문에 감히(?) 추천을 하는 게 아닌가 한다.
물론, 갑자기 소나기가 와서 비가 들이친 적은 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 보통 더운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테니 천창을 그렇게 많이 열지는 않는다.
우리 주방은 동쪽이다. 그래서 천창으로 아침이면 해가 들어와 밝다. 물론 식사를 하기 위해서 전등을 키지만, 어두컴컴한 주방과 묘하게 밝게 빛나는 주방은 느낌이 다르다.

주방 벽 컬러를 연노랑색으로 해서 더더욱 잘 햇빛과 잘 어울린다.
게다가, 후드가 있지만 음식 냄새도 잘 빠진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저녁이면 집안에 가득찬 열기를 빼주거나 빠르고 환기를 시킬 때 좋다.
모든 창문을 다 열어도 열기가 안빠질때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찬 기운은 상쾌한 느낌도 같이 느끼게 해준다.
마치 짜증에 특효인 듯 스며드는 바깥의 공기는 빠르지는 않지만 물흐르듯 그렇게 집안의 공기를 바꿔준다.
요즘은 에어컨이나 써큘레이터나 공기청정기 등으로 다 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냥 조용하게 분주한 일상 속에서 서서히 집안의 공기가 바뀌는 걸 느끼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 어떤 기계의 도움도 없이 자연적으로 되는거를 무리해서 하는 것보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그런 일상을 천창은 준다.

열고 닫을때마다 기다란 봉을 들고 돌리는 아날로그의 감성은 어쩜 잊고있던 나의 능력을 깨워주는지도 모르겠다.

2층 복층에도 천창이 있다.
하늘느낌의 파란색 모로륨을 깔아서 약간은 바다느낌도 냈다.
천창이 있으면 어두운 날에도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뭔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그리고 불을 안켜고도 무섭지 않다.
한동안 리모델링 하느라 복층에서 잘 때 천창으로 보이는 별을 보며 참을 청하던 때가 있었는데...가끔 비가 오면 토도독 하던 소리도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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