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담밑은 응달이라 화초를 키우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찾다가 보니 음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인 맥문동이 있었다. 그래서 3년 전인가 맥문동을 심었는데, 너무 잘자라서 화단을 꽉 채웠다.
겨우내 푸른기를 계속 유지하면서도 일부는 시들고 마른 모습이다보니 비맞아 축쳐진 머리처럼 정신없어졌다.
게다가 우리집 강아지가 여름에는 저 가운데 들어가서 열을 식히느라 자기 자리도 만들어눃고 그랬으니 더더욱 엉망이다. 산발한 머리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봄맞이 겸 맥문동도 정리를 하기로 했다.
도저히 답이 안나오고, 뭔가 아름다운 느낌이 안드니!
열심히 인터넷을 찾아보니 긴 머리는 잘 정돈해줘도 된다고 하니 짧게 자르고 포기 나누기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난번에 맥문동 수확을 해볼려고 잠깐 찾아보면서 몇개를 캐봐서 아는데 쉽지는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나씩 호미로 캐는데, 역시 3년 이상을 잘 자라서인지 뿌리가 엄청나다. 낑낑대면서 맥문동을 다 캐내고 좀 멀쩡하고 잘 생긴 놈들로 골라서 머리자르고 덩치좀 줄여서 다시 심었다.
포기 나누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에서 기구를 쓰라는 말을 듣고 톱으로 잘랐다. 워낙 크게 자란 뿌리인지라 톱이 없었다면 하루종일 낑낑대면서 화초를 망가트렸을 거 같다. 그러니, 괜히 힘으로 하지 말고 깔끔하게 톱으로 포기 나누세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몇개는 도저히 캐낼 방법이 없어 그냥 머리만 달라주고 말았다. 어짜피 다시 심을거니까...
그래서 듬성듬성 다시 심고보니 너무 예쁘다.
처음 맥문동을 심을때도 저런식으로 심었던거 같은데 ...
올 해는 맥문동이 좀더 예쁘게 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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