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취미는 뭐니? 라고 묻는데 잡초뽑기라고 하면 미치 군대에서 사역을 하는 것처럼 불쌍하게 여길것이다. 여가를 즐기고 쉬어야 하는 주말에 잡초를 뽑는단 말인가?
내가 주말을 투자하여 하는 것이 불쌍한 일로 보이면 안된다.
그래서, 결국 나의 취미는 고상한 가드닝으로 탈바꿈한다.
마당을 가진 자들만 할 수 있는 고급 취미이면서 꽃을 가꾸고 마당의 조경에 힘쓰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내가 하는 일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언제 봄이 왔냐는 듯 여름인듯 쑥쑥 자라는 잡초들 중 일부는 키를 키우지 않고 땅에 붙어 자라면서 꽃을 벌써 피우고 있다.
올해는 5cm까지는 안자를거라는 나의 계획을 모든 잡초들에게 알렸던가??
마당을 기어다니며 잡초를 뽑고 가지치기한 나뭇가지는 재활용으로 화단의 펜스로 재활용했다.
지난번에 했던게 너무 맘에 들어서 추가로 가지치기 하고 나온 나뭇가지로 또 펜스를 만들었다.
우리 진돗개 장이가 올라가서 캠프를 즐기는 곳이라 옆에 한자리만 비워두었다.
여기도 좀 화초들에게 분양좀 하자!
산수유는 가지치기 명단에서 빠져있었으나 안타깝게도 장발검사에 걸려 좀 뒤늦게 가지치기에 합류했다. 어느새 새순이 많이 올라와 봐줄까도 했지만 우리 아들, 딸들이 키가 커야지 너가 키가 크면 안된다면서 과감히 이발을 시켰다.
이밖에도 마당의 돌 사이에서 자라는 잡초들을 하나씩 뽑는 것도 가드닝의 기본이다.
가드닝을 위해서는 흙이 묻어도 되는 신발과 마당에 털썩 앉아도 되는 편한 옷, 그리고 가드닝에 활력을 넣어줄 음악이 있으면 끝이다.
어느순간 내가 뭘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잡초를 뽑고, 한가득 채운 잡초를 버리고 있다.
마당일을 하는 게 아니라 가드닝이라는 고차원의 일을 하였음을 알아주기 바란다.
이렇게 짧은 주말이 또 지나가버렸네...
잡초는 1주일을 기다려주지 않는데, 미쳐 다 처리하지 못한 녀석들이 나의 부족함을 역공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나를 보러 오세요. 벌님, 나비님 (0) | 2022.04.23 |
---|---|
진돗개와 웰시코기 (0) | 2022.04.18 |
따뜻한 봄날을 느끼기엔 해먹이지! (0) | 2022.04.10 |
경기도, 남양주, 씨받아서 계속 키우기 (0) | 2022.04.10 |
경기도, 남양주, 노지월동 식물..춥지만 괜찮아요 (0) | 2022.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