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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깎기(장마로 느슨해진)

마당퐁당

by 싸샤 2023. 8. 2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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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날이 많이 선선해졌다. 그리고 다행히 오늘은 온전히 마당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여름의 장마가 마당을 가진 사람에게, 아니 나에게, 가장 위험한 건 마당일에 손을 놓게 만드는 것이다.

더운 여름은 새벽이나 해질녘에 마당일을 할 수도 있지만, 장마철에는 어떻게 시간을 만들기도 어렵고 모든 식물들이 급성장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마치 빗속에 영양제라도 타 있는 것처럼 쑥쑥 자라는 잔디와 잡초를 보고도 할 수 있는게 없으니, 게다가 몇주를 보고 있다보면 익숙해져서 손을 놓게 된다.

우리 집 잔디도 그런 상황이다. 이렇게 사진상으로는 그냥 긴 잔디처럼 보여 그나마 덜 민망하지만, 사실은 잔디밭이라고 해도 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많은 잡초때문에 그냥 풀밭이라도 하는 게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유선 제초기다 보니 반쪽만 깎아서 경사로를 내려왔다. 마치 일부러 before & after를 찍을려고 한 것처럼...

왼쪽의 자르기 전 잔디밭이 만약 우리 잔디밭이 아니라면 참아줄만한 길이이긴 하나 사실 좀 길어서 굳이 들어가고 싶은 그런 잔디밭은 아닌 그런 길이다. 너무 오랫만에 나도 잔디밭에 들어갔더니 여러 풀벌레들이 깜짝 놀란 듯 분주히 움지이는 게 괜히 들어왔나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오늘이 아니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 한주 뒤에 깎게 되면 정말 아내가 걱정하는 것처럼 잔디밭에 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초기를 돌리기 전 잡초를 좀 초벌로 뽑을까 하다가 마치 흰머리를 뽑다가 대머리가 될거 같은 느낌이 들어 그냥 예초기를 돌렸다.

내년에는 꼭 봄에 잡초 발아억제제를 뿌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매일 틈틈히 관리를 할 수 있다면 당연히 농약이 필요없겠지만 1~2주에 한번 관리할 수 있다면 모두의 행복을 위해 약을 좀 쓰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마당생활 10년이 넘어 이제서야 하다니...

깔끔하게 변신한 잔디밭을 보니 기분이 좋다. 잔디밭은 좀 짧은 듯, 밟았을때 잔디가 눌리는 느낌이 드는 게 좋은 거 같다.  접사로 찍은 사진을 보면 너무 엉망이지만, 오늘 옆 잔디밭고 끝내고 그럴려면 디테일보다는 최대 면적을 초벌이라도 끝내는 게 맞는거 같다.

이제 날이 선선해져서 낮에도 마당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거 같다. 아침일하고 낮에 길게 낮잠을 잤지만, 이 또한 마당일에 같이 포함된 것이니 굳이 사양하지 않을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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