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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당 느낌..

마당퐁당

by 싸샤 2022. 10. 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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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다. 아직 국화가 다 핀게 아니고 낙엽도 안져서 아직은 본격적인 가을 분위기를 내지는 않지만 초가을의 이 풍경을 기록하고 싶다.
여름과는 다른 조금은 특별한 느낌..
선선한 바람에 어울리는 약간 여유있는 느낌..

마당을 걷는 건 이런 느낌이다.
그냥 마당을 걸으면 딱히 뭐 할 게 있지도 않다.
그냥 걷는것이다.

이번에 좀 다듬어준 은쑥이 보인다. 풍성한 강아지 엉덩이 같은 느낌의 은쑥이 이번에 비오고 그러면서 안예뻐져서 과감하게 잘랐다.
은쑥이 다시 나오는 걸 보면서 나는 풍성하던 은쑥을 생각한다. 저 작고 조금밖에 없는 잎들에서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국화꽃들이 각자 자기 색깔을 뽐낸다. 분홍색, 노란색, 흰색...연노란색.. 여름에 좀 가지치기를 해서 키를 맞춰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냥 이런게 아름답지 않은가 라는 생각도 든다. 더 꽃이 많다면 아마 키도 가지런하고 빽빽하게 꽃들로 차있는 모습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약간은 빈 듯한..그저 꽃이 저기 피어있음에 감사하는 그런 마음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심심한 듯 무성한 산수유와 주목...휴케라 등등...
산수유의 밑에 떨어진 빨간 열매가 포인트이다.
가까이 다가가 바닥을 보면 떨어진 빨간 산수유열매..뭔가 아쉬운 듯하면서 일년동안 잘 지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풍성한 잎보다는 빨간 열매가 이 가을을 장식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건 산수유에게 맞는 이치가 아닌가 보다.

앞마당의 라벤더는 봄에 꽃을 피운게 부족했던지 다시 꽃을 피웠다. 댑싸리는 이제 가을 준비를 한다. 붉게 올라오고 씨앗도 맺히고 있다.

벌써 담쟁이도 낙엽을 준비중이다. 바닥에 조금씩 낙엽이 쌓이고 있다. 가능하면 붉게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떨어지면 더 좋겠지만....ㅋㅋㅋ

해국은 반그늘에서 잘 자라는 줄 알았었다 그런데 반그늘에서는 꽃이 피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 자리를 옮겼다. 동쪽..담장밑이라 그래도 해가 짧다. 많이 퍼졌지만 그중에서 제일 해가 긴쪽으로 뻗은 녀석들만 꽃망울을 준비하고 있다. 너희들이 대표로 꽃을 피워주렴 뒤에 있는 아이들은 커다란 잎으로 너희들이 더욱 화려하게 보일 수 있도록 꾸며줄게..

천인국도 자기 자리를 찾은 것 같다. 꽃들에게 있어 태양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게 분명하다. 물론 일부 햇빛에 약해서 너무 강한 햇빛에 타는 꽃들도 있다. 사실 여기에는 철쭉을 심었었는데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꽃도 제대로 못피고...땅이 문제였나 했는데...다행히 천인국에게는 맞는거 같다.

여긴 정리가 좀 안되었지만...
봉선화도 엄청난 씨앗을 메달고 마지막을 준비중이다.
코스모스는 이제서야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녀석도 있는데  나보다 훌쩍 커져버린 키는 뭔가 땅에 불만이 있었던거 같기도 하다. 남쪽인데...햇빛도 부족하지 않을텐데..왜 이렇게 큰거니...

국화도 보면 조금씩 다르다. 이렇게 커다란 노란색 부분이 크고 꽃잎이 작은걸 보니 너무 귀엽다.

가을이다. 마당을 산책하다 여러 생각이 든다.
마당은 뭘까?? 멍때리는 곳...바쁜 출근길에 잠깐 스처가는 곳인데...주말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기도 하고...이런 순간을 위해서인가.. 마당은 그렇다.
가꾸면서 즐겁고 보면서 즐겁고...마치 우리 인생을 뒤돌아보는 것처럼 짧게 1년을 뒤돌아 보게 한다.

엉망인 마당은 나의 애정이 식었음을 보여주고 더이상 나의 삶이 조화롭지 않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절대 관심이 필요한 마당은 어쩜 내가 어떻게 사는지를 알려주는 그런 곳이다.

겨울이 오기 전에 좀 더 마무리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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