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이 지나가는거 같다.
후드티와 기모 바지를 입고 마당일을 하려다가 금새 더워져 다시 옷을 갈아입고 마당일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바람은 차지만, 일할때는 바람보다 따뜻한 햇살이 더 덥게 느껴졌다. 잠시 쉴때 찬 바람이 감기를 주고 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지만, 낮의 태양은 충분히 봄이라고 속일 만큼 따뜻했다.
겨울내내 방치했던 텃밭에 벌레가 생기지 않게 해주는 비료를 뿌리고 땅도 한번 뒤엎어줬다. 나무를 뽑은 자리에도 흙을 옮겨 서로 높이를 맞춰줬다.
조만간 봄이 올거고, 모종을 심든 씨앗을 뿌리든 바로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틀린 그림찾기처럼 이렇게 봐서 차이점이 보일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참을 호미로 잡초를 뽑고 죽은 뿌리들을 솎아주었는데..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정리한 본인만 알 수 있는 그런 묘한 쾌감을 주니 그걸로 족하다.
앞쪽의 모란 나무와 뒷쪽의 작약 새쌀이 다 빨갛다. 작약은 땅에서 부터 커야 하기 때문에 분발해야 할거 같다. 모란처럼 키를 키워야 하니 이미 불리한 경기지만 그래도 결론은 꽃을 피울때까지 아무도 모른다. 그냥 둘의 공정한 경기를 응원할 뿐이다.
마당 구석에 돌나물 밭도 어느새 새로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가운데가 휑해서 조금 걱정이 되지만 작년의 연습이 많이 도움이 되어 금방 가운데까지 채우지 않을까 한다.
샤프란도 잊지않고 다시 나왔다. 너무나도 작지만 강력한 향으로 화단을 가득 채워주길 기대한다.
은쑥도 다시 나왔다. 이렇게 돌아다니면 새로 봄을 시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인사를 해야 한다. 석축의 아이들은 깜빡하고 사진을 안찍었다.
오늘의 메인 작업은 사실 조금 일찍 봄을 준비하고 있는 잡초를 없애고 낙엽을 치우는 거라 새봄을 준비중인 얘들이 주관심대상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 글을 위한 양념용으로만 찍다보니...다 못 찍었다. ㅋ
작년 10월말 심은 청보리도 제대로 안자라지만 그래도 죽지않고 푸릇푸릇하다.
비료가 되는 작물이고 겨울동안 뿌른 잔디처럼 보일줄 알았는데 그렇진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 파라니 좋다.
이른 잡초들을 보니 봄이 금방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일주일만 지나면 훌쩍 자란 잡초를 뽑느라 더 힘들었을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겨울동안의 게으름은 다시 겨울드옷들과 같이 집어넣어놓고 주말에는 마당과 함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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